[송진희의 커피이야기 #3] 커피를 사랑한 음악가들

송진희 기자 / 기사승인 : 2019-05-26 23: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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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같이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처럼 아름다우며, 사랑처럼 달콤하다"고 커피에 대한 감상을 표현했다는 프랑스의 정치가 탈레이란. 이 커피에 얽힌 예술가들의 일화도 커피 종류만큼이나 다양하고 커피 향처럼 진하다. 

 

음악가 중에 커피를 좋아했던 사람으로 슈만(R.A.Schumann)을 들 수 있다. 그는 라이프치히(Leipzig)에 있는 카페바움의 단골이었고,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작곡을 했다고 한다. 

 

시대는 다르지만 음악가 집안 출신으로 음악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바흐(J.S.Bach)도 커피애호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라이프치히에서 음악활동을 했고 그곳에는 그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바흐박물관(Bach Museum)도 있다.그는 자신을 '모닝커피가 없다면 마른 고깃덩어리와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커피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광경은 흔히 볼 수 있었고, 거기에서 마신 커피가 음악적 영감을 주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커피를 주제로 작곡한 오페라가 있다. 그가 이 곡을 작곡하는 데는 평소 즐겨찾던 어느 카페 주인의 요청이 있었고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것은 그 만큼 커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커피 마시는 것을 반대하는 사회 분위기를 전환시키고자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커피는 많은 사람들이 마시길 원했고, 그들에게 작은 위안과 행복을 주는 음료였음에는 틀림이 없다.

 

바흐가 작곡한 일명 커피칸타타(Coffee Cantata BWV 211)로 알려져 있는 이곡의 원제목은 ‘Schweight stille,plaudert night(조용, 쉿),BWV 211’로 그 당시 독일의 커피문화에 대한 의식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초기 유럽의 커피문화가 여성들의 카페출입을 제한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곡은 카페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여성들이 저항하는 내용을 풍자적으로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다.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하는 아버지와 커피를 마셔야겠다는 딸의 기 싸움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계속 커피를 마시면 바깥출입을 못하게 하겠다는 아버지의 말에 딸은 바깥출입은 안 해도 좋으니 커피는 마셔야겠다고 한다. 그러면 아버지가 시집을 보내지 않겠다고 하자, 딸은 시집은 안가도 좋으니 커피는 끊을 수 없다고 한다. 아버지는 공개적으로 딸의 신랑감을 구하게 되고, 이에 질세라 딸은 나와 결혼하고자 하는 사람은 내가 커피를 마셔도 좋다는 언약을 해야 할 것이라고 노래한다. 그리고 딸이 남긴 유명한 대사가 커피 사에 널리 알려져 있다.

 

"커피 맛은 얼마나 달콤한가, 와인보다도 더 달달하고, 천번의 키스보다도 더 사랑스럽다. 그래서 “나는 커피를 마셔야 해”라고 하는 딸의 아리아(Aria)는 아주 인상적이다. 이와 같이 시적인 표현을 듣고도 커피를 마시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커피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음악가가 있다. 바로 천재 음악가 베토벤이다. 커피가 없다면 그 어떤 것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했을 정도로 커피를 좋아하고 즐긴 사람이다. 그는 아침식사를 하면서 커피를 마셨고,한 번도 빠뜨린 적이 없을 만큼 커피는 그의 생활 중심에 있었다. 그에게 커피는 커피 이상의 가치를 주었을 것이다.

 

커피와 관련한 베토벤 매직넘버가 있다. 그는 한 잔의 커피를 추출할 땐 60알의 원두를 정확히 세었다고 한다. 그만큼 신중을 기했고,특히 보는 사람이 있을 경우 더욱 그러했다는 것이다.아마 60알의 원두는 그에게 60가지의 음악적 영감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런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아이디어를 얻었을 것이다. 훗날 호사가들은 60이라는 숫자를 베토벤 넘버라 부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에스프레소(Espresso) 한 잔의 양은 약 7g 정도이고,이 60알의 원두는 7~8g 정도가 된다.

 

그가 주로 사용한 기구는 에스프레소 머신이 아니라 삼투압 방식으로 추출되는 퍼콜레이터(Percolator)다. 일반 추출기구인 경우 커피의 양을 조금 더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훌륭한 바리스타였음에 틀림없다. 실제 60알의 원두는 8g 정도다. 우연일지는 모르겠지만 18세기와 21세기의 세기를 뛰어넘는 기막힌 일치가 아닌가 싶다. 아마 처음부터 60알은 아니었을 것이다. 40알, 50알 등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치고 얻어낸 자신의 입맛에 맞는 맛을 찾았을 것으로 보인다.

 

커피 못지않게 베토벤의 마음 중심에 있었던 평생을 사랑한 여인, 전 재산을 물려주려한 여인이 있었다. 베토벤만이 알고 있겠지만 유일하게 여성을 위해 작곡한 곡 ‘엘리제를 위하여(Fur Elise)’의 엘리제로 추측이 되는 테레제(Therese)일지, 영화 ‘불멸의 여인(Immoral Beloved)' 에 등장하는 여인들 중 한명일지 궁금증이 인다. 엘리제로 알려져 있는 여인은 누구일까?

 

그의 나이 40세 무렵,어느 날 피아노를 배우러 온 귀족출신의 테레제에게 첫 눈에 반하게 된다. 그녀는 17세 정도로 사교계에서 잘 알려진 여인이다. 결국 청혼을 하지만 결과는 평민과 귀족, 대략 23세의 나이 차이, 난청과 질병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허망하게 끝나고 만다. 그게 원인이 되었을까. 그는 평생을 미혼으로 살다가 외롭게 세상을 떠난다. 그의 삶에서 커피는 커다란 위안이 되었을 것이다.

 

 

브람스도 베토벤처럼 아침커피를 즐겼는데 매일 아침 5시경에 일어나 진한 커피를 담배와 함께 마시는 것이 귀중한 일과였다고 한다. 자기 외에는 어느 누구도 커피를 만들지 못하게 했으며, "아무도 나처럼 커피를 진하게 만들 수는 없다"며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다.

 

이밖에 미식가로 소문난 롯시니도 롤빵 한 개와 커다란 잔으로 마시는 커피가 아침의 습관이었다. 모차르트는 비엔나 커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태생이지만 독일의 조그만 마을 로텐부르크에서 매년 모차르트 음악제가 열리고 있다. 그 연유는, 모차르트가 여행을 하다가 잠시 마차의 말을 교체하는 동안 이 마을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떠났다는 연고 때문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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