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희의 주간프리즘 #21] '검사동일체'과 '예스맨' 이론

송진희 기자 / 기사승인 : 2020-02-07 16:13:1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 송진희 국회출입기자 (기업경제신문 정치사회부)

지난 31 대검찰청 회의실에서 있었던 검사 전출식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과 원칙을 지켜나가는 있어서는 저항이 있기 마련이다. 어려움을 헤쳐 나가면서 법과 원칙을 지켜 나가는 검사들의 사명이다. 어느 위치, 어느 임지에 가든 검사는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입각해서 운영되는 조직이며, 여러분들의 책상을 바꾼 것에 불과하고 본질적인 책무 바뀌는 것이 없다" 강조했다.

 

그가 공식적으로 언급하여 강조한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한국 검사들이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는 독특한 조직문화로 검사 조직은 몸과 같다 것을 의미한다. , 검찰 조직은 몸이기 때문에 뇌에서 명령을 내리면 몸은 뇌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인체의 운동 메카니즘과 같이 검사사회도 '상명하복'이 준수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지체인 부하는 상관의 명령에 따라 무조건 움직여야 하는 조직이라는 것이다.


과거
검찰청법 71 "검사는 검찰 사무에 관하여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 즉, 사가 상사의 지시에 복종하지 않으면 범법자가 되는 황당한 시대가 있었다. 이런 불합리한 조항은 2003 "검사는 검찰 사무에 관하여 소속 상급자의 지휘 감독에 따르도록 한다"라고 개정되고 이어 "검사는 구체적 사건과 관련된 1항의 지휘 감독의 적법성 또는 정당성 여부에 대하여 이견이 있는 때에는 이의를 제기할 있다" 조항이 신설되었다

 

조항으로 인해 상명하복의 법적 구속력은 없어졌다어느 사회든, 어느 조직이든 이견이 있으면 이의를 제기하고 토론한다. 이런 당연한 일들이 검찰 조직에서는 2003년에야 이루어졌다는 것인데, 검사들 사이에서는 검사동일체라는 조직문화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처럼 보인다.  

 

이에 대해 추미애 법무장관은 지난 3 과천 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검사동일체 원칙은 15 법전에서 사라졌지만 아직도 검찰조직에는 상명하복의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면서 "신임 검사들은 그것을 박차고 나가서 각자가 정의감과 사명감으로 충만한 보석같은 존재가 되어달라" 당부한다. 2003년에 폐기되었으며 창의성이 필요한 시대에 전혀 걸맞지 않는 군대 문화의 잔재를 아직도 짊어지고 있는 검찰의 수장은 메시지를 이해했을지 의문이다.

 

군림과 창의성은 결코 본질적으로 함께 존재할 없다. 누군가가 군림하고 있으면 조직은 결코 창의성을 발휘할 없다. 조직에 있어 창의성의 핵심은 부하가 상사에게 이견을 제기할 있는 문화냐 아니냐에 따라 가름된다. 우리가 지켜오는 장유유서 미풍양속은 연장자의 군림이 아니라 나이와 지위 고하를 떠나 자주적 인격을 가진 평등한 사람들이 베푸는 배려와 양보로 이루어 지는 것이다

 

보다 성숙한 사회인이라면 연장자라서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주적 인격체를 가진 누구에게나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므로 후배나 부하직원의 의견을 존중하며 언제든 이견에 토론할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는 것이다. 군림은 다른사람의 우위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방식으로 자신의 권위가 세워진다고 믿는 미성숙한 인지에서 비롯된다.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군림의 문화를 없애야 한다는 것은 이미 수많은 논문과 이론을 통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를 현실화하기는 어려운 것일까? 수 많은 기업과 조직에서 상하간 또는 부서간 소통의 부재로 인한 손실을 인식하고 경직된 상명하복의 조직문화를 고쳐 수평적으로 소통하자 목소리를 내며 여러 정책을 구사하고 있지만, 리더가 왕인 조직에서는 근본적인 수평적 의사소통 문화를 만들어 없다. 군림하는 리더가 있는 조직사회가 바뀌지 못하는 이유는 창의성, 창조성을 우선 가치로 변화를 시도해도 부하 직원의 반론에 폭력 혹은 폭언을 행사하거나 무시하는 , 이견을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카고대 경제학과 카니스 프렌더가스트 교수의 '예스맨 이론(A Theory of Yes Men)에 의하면, 서로 다른 생각의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하 상사에게 직언을 한다는 것은 상사에게 불응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나아가 불이익을 받을 있으므로, 이들은 상사에게 직언을 하기보다 비난을 면하고 환심을 사기위한 창의적인 거짓말 한다. , 창의성을 가로막는 문제의 핵심 원인은 바로 ‘군림하는 리더에게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창의적이지 못한 이유는 기업의 총수가 군림하고 있기 때문이며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실현하지 못한 이유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군림이었다. 창의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4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리더의 군림을 막아야 한다. 아직도 검사동일체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공식 석상에서 강조하는 검찰의 총수의 군림문화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우리사회의 전형적인 리더상이 안타깝다. 검찰 조직 아니라 우리나라의 어느 조직이든 군림하지 않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있고, 토론이 있는 문화가 만들어질 있는 열린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기업경제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