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원 의원, 공공기관 비정규직 자회사 전환 토론회 개최

송진희 기자 / 기사승인 : 2019-06-03 19:01:3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 간접고용 해법인가?
▲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엄진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을)은 오늘 국회의원회관 8간담회실에서 '공공기관 비정규직 자회사 전환, 간접고용 해법인가?' 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 토론회는 공공운수노조와 공동으로 주최하고, 자회사 방식으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을 추진한 공공기관의 자료를 제출받아 직접 분석한 결과와 현장 사례를 바탕으로 토론했다.

 

강 의원은 "고용불안과 차별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라고 말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인천공항을 방문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전환 정책은 꾸준히 시행되어 성과를 내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갈등을 비롯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게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동안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 과정과 성과를 두고 있었던 논란을 넘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이어질 수 있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방안으로 설립된 ‘자회사’가 공공기관 출자로 만든 인력파견·공급업체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을 직접고용하지 않고 자회사를 신설해 고용하는 우회 전략을 택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반발을 샀었다. 용역업체에서 자회사로의 전환이 사실상 업체 변경에 불과할 뿐 고용안정이나 처우 개선 등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엄진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은 토론회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자회사 전환이 고용안정과 임금인상 등 처우 개선에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공공기관의 출자로 파견업체 또는 인력공급업체를 만들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자회사 전환 방식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주요 쟁점은 자회사 전환 방식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차별적 처우 개선 여부다. 정부 또한 ‘바람직한 자회사 설립·모델 운영안’을 통해 자회사가 공공성과 고용안정이 담보되는 지속가능한 조직이라며, 기존 용역업체의 형태에서 벗어나 모회사와 경영적으로 구분되는 독립적 전문 서비스 조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발제를 맡은 엄진령 상임집행위원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식으로 활용되는 자회사 신설이 인력공급형 업체에 지나지 않다고 평가했다. 실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방안과 달리 신설 자회사는 독립적인 기관으로서의 성격을 갖지 못했다. 대부분 용역업체의 업무내용이 그대로 자회사로 이전되는 방식이었다는 설명이다.

엄 상임집행위원은 “모기관이 이윤 및 일반관리비 등을 보장하는 것으로서 자회사의 이윤과 운영이 유지돼 여전히 간접고용 구조에서의 추가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간접고용의 직접고용 전환에서 직영화를 통해 오히려 처우개선과 비용적 효율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와도 다른 결과”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는 용역업체와의 계약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철도공사의 사례는 자회사가 인력공급업체로 전락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철도공사의 코레일테크(주)는 철도의 선로 유지·보수 등의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자회사였으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대부분의 해당 업무의 직영 운영이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그간 민간 용역업체로 운영되던 시설관리 및 청소 등의 업무가 자회사인 코레일테크(주) 소속이 됐다. 현재 코레일테크(주)의 대다수가 자회사 전환된 청소 용역 노동자들이다.

엄 상임집행위원은 “신설 자회사가 사실상 인력공급형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은 알리오에 공시된 현재 신설 자회사의 목적 사항을 보면 보다 분명히 드러난다”며 “일부 자회사의 경우 그 정관에 ‘파견업’ 또는 ‘인력공급업’ 등을 목적 사업으로 명시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43개 기관 중 34개 기관의 정관이 확인됐고, 9개 기관은 정관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 가운데, 12개 자회사 정관에서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됐다”며 “중부발전서비스(주)의 경우 취업포털 사람인 기업소개 정보에 따르면 업종은 ‘상용인력공급 및 인사관리 서비스업’, 사업 내용에는 ‘근로자 파견’이 포함되어 있다. 여러 목적사항 중 하나지만, 공공기관의 출자로 파견업체 또는 인력공급업체를 만들었다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모기관과 자회사 수의계약서엔 ‘모기관의 사정변경으로 인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등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성을 뒤흔드는 내용도 있다. 일례로 신용보증기금은 모든 자회사 계약에 이러한 내용이 포함돼 있고, 그 사정은 예산의 감소나 미확보, 정부 정책의 변화 등이다.

특히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중소기업은행, 중소기업유통센터,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이 한 자회사 계약서엔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이 쟁의행위를 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3권 침해 규정도 포함돼있다.

엄 상임집행위원은 “계약의 구체적 내용과 계약서상의 문구들을 보면 모기관과 자회사의 용역계약이라는 형태가 기존 용역업체와의 계약과 실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고 결론지었다.

자회사 신설이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는 “상시 업무에 대해 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자회사를 두고, 자회사의 운영을 위한 비용을 추가적으로 지출하는 것이야말로 방만 경영”이라며 “기존에 자회사가 없던 기관들마저 정부의 비정규직 전환 정책이 자회사 방식을 허용함으로써 오히려 자회사 수를 늘리는 결과가 됐다”고 지적했다.

자회사로 전환된 노동자들의 임금은 10% 정도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임금 인상률이 최저임금 인상,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인상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32개 기관, 141개 업무군을 단순 평균하면 전환 전 임금 수준은 229만원이고, 전환 후 임금 수준은 254만원이다. 평균 25만원이 인상된 셈이다. 인상률은 약 10.96%로 나타났다.

시설관리, 청소, 경비(특수경비 제외) 등 대다수 기관에 있는 업종 중 전후 비교가 가능한 29개 기관의 시설관리 업종의 경우 전환 전 임금은 평균 259만원, 전환 후 임금은 평균 285만원이었다. 전환에 따른 인상액은 평균 26만원으로 약 10%가 인상됐다.

28개 기관의 청소 직종도 단순 평균할 경우 전환 전 평균임금은 190만원, 전환 후엔 217만원으로 월 평균 26만원이 인상돼 약 14%의 인상률을 보였다. 22개 기관의 경비 직종도 217만원에서 243만원으로 올라 인상액은 26만원, 인상률은 12% 수준이었다. 엄 상임집행위원은 “자회사 전환으로 임금액 자체의 상승이 있지만, 이 역시 최저임금이나 물가 인상 등을 고려할 때 실질적 인상으로 귀결되었는가에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용역업체 이윤 등에서 절감하는 재원을 전환 노동자 처우개선 등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정규직 전환시 절감되는 이윤·일반관리비·부가세 등을 반드시 처우 개선에 활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자회사 대부분이 이윤·일반관리비·부가세 등이 용역업체 계약과 마찬가지로 책정하고 있었고, 이윤을 “0”으로 계약한 자회사는 두 개에 불과했다.

엄 상임집해위원은 “최소 30개의 계약에서 용역업체 계약 시보다 일반관리비 및 이윤율을 합한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가세 역시 별도로 지급되고 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에 따른 처우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기업경제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