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희의 주간프리즘 #10]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정치목회자

송진희 기자 / 기사승인 : 2019-06-10 18: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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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른 '대통령 하야' 주장으로 논란을 빚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하야를 공식 요구하기로 해 교단 안팎의 반발과 파장이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 목사는 10일 한기총 총회 대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내일(11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실에서 '문재인 하야 특별 기자회견' 과 더불어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상·하원에 보내는 공개서한 대회'를 진행하겠다"고 알리면서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해 나라와 교회를 주사파로부터 건져내자"고 종용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앞서 전 목사는 11일 오전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기총 긴급임원회와 상임위원회 위원장 및 총무 등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도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한기총 명의로 나온 시국선언문, 긴급 임시총회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지난 5일 전 목사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연말까지 하야할 것"을 요구했다. 또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권으로 인해 종북화, 공산화돼"혹은, "문재인 정권은 주체사상을 종교적 신념으로 만들었다" 등의 막말도 이어졌다.

또 지난 8일에는 한기총 블로그에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국가적 탄압에 대한 성명서'라는 글에서 "문재인은 잘못된 신념으로 북한 공산주의 이념인 주체사상을 강요하고 있다"며 "독일 히틀러의 폭력적인 역사를 교훈 삼아 연말까지 문재인을 하야시키자"고 했다. 이어 "한기총은 문재인 대통령이 하야할 때까지 청와대 앞에 캠프를 치고 1일 릴레이 단식 기도회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같은 그의 기행적 언행은 처음이 아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이명박을 안 찍는 사람은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버리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서는 "이 나라를 이슬람 할랄 앞에 팔아먹었기 때문에 하나님이 박 대통령을 탄핵한 것"이라 하는 가 하면, 나아가 "특정 지역은 빨갱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간첩이다, 하야하라"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정치적인 발언 외에도 "자식 5명을 안 낳으면 감옥에 가야한다"거나 세월호 추모 분위기에서 "광화문 네거리에서 광란을 피우면 안된다" 또, "전교조에는 성을 공유하는 사람이 1만 명이다"라는 상식 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 황교안 대표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장관직을 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다는 것도 밝혀,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부부의 기독교인들이 그의 발언이 마치 전체 기독교인의 생각인 것처럼 받아들여질 것에 우려를 표하며, 인터넷 댓글에서는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교단 안팎에서 "전 목사가 한기총 성명을 임의로 작성해 정식 절차 없이 공표한 것인 만큼 한기총 대표회장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주장과 요구가 나오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위원회(이하 기윤실)도 7일 '한기총은 기독교를 대표하는 단체가 아닙니다'란 제목의 성명을 냈다. 성명은 "한기총은 한국교회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판정을 받은 단체들의 지위 세탁 공간이나, 개인적인 정치 욕망이나 극단적인 이념 전파를 위해 기독교의 이름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활동 무대가 돼 버렸다"며 "권력이라는 숙주에 기생하는 한기총의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기윤실은 “우려스러운 것은 한기총이 스스로를 6만 5천 교회 및 30만 목회자, 25만 장로, 50만 선교 가족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이는 전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기윤실에 따르면, 2011년 대표회장 선거와 관련해 금권선거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한기총 해체 운동이 범기독교적으로 일어났다. 3년간 지속된 이 해체 운동의 결과 예장통합을 비롯한 주요 교단들과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 등 주요 기독교 기관들이 한기총을 탈퇴하거나 '행정보류' 상태로 정식 활동을 중지한 상태다.

기윤실은 결국 한기총이 “일부 군소 교단들과 단체들만 남아있는 상태”라면서 “한국교회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판정을 받은 단체들의 지위 세탁 공간, 개인적인 정치 욕망이나 극단적인 이념 전파를 위해 기독교의 이름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활동 무대가 되어버렸다”고 비판했다. 특히 “일부 정치 세력과 언론들은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극단적인 혐오나 이념지향적 발언을 확대시켜줌으로써 한국교회 내 많은 성도들을 자신의 정치적 영향 아래 있는 것처럼 오도하려는 것”이라며 이러한 메시지를 여과 없이 전달하는 정치권과 기성 언론을 지적했다.

기윤실은 정치권과 기성 언론이 한기총을 한국교회 전체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한국교회가 가진 사랑과 정의의 힘으로 우리 사회를 보다 선하게 바꾸어가기를 원한다면 예수의 정신을 실천하며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단체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총의 이 같은 행태를 두고 정치권에서도 비난의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각각 더불어 민주당-“종교 지도자라면 입에 담을 수 없고 담아서도 안 되는 망언”, 바른 미래당 -“극히 주관적이며 도무지 상식과 사리에 맞지 않는 대목 있어”, 민주 평화당- “선을 넘은 막말, 한기총 전체의 뜻인지도 의문”, 정의당-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전 목사가 제정분리라는 헌법 정신을 파괴, 묵과하기 어렵다”며 이번 발언이 종교를 이용한 정치적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지금 한기총 내부에서도 문제 제기가 더 강하게 일어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한기총 비대위)가 꾸려졌다. 한기총 비대위의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인기 목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광훈 목사는 전국에 생중계되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서 막말과 망언을 일삼았고, 비인격적인 비하 발언을 수없이 해 왔다. 그리고 또 한기총의 설립 목적이 있는데 그 설립 목적도 무시했고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서 독단적으로 한기총을 운영해왔다"고 밝혔다. 또 "무엇보다도 한기총을 기독당하고 MOU를 맺어서 내년 총선을 위해서 한기총 위원장 중심으로 전국에 253개 지역연합을 구성한다는 계획은 한기총을 철저하게 자신의 정치 세력화를 위해서 이용하는 것"이라며 "전광훈 목사가 25대 한기총 대표 회장 출마 시에 절대로 한기총을 기독당에 예속하지 않겠다고 말을 했지만 그걸 어겼다. 취임부터 한기총을 자신의 어떤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용했다고 생각하먀, 전광훈 목사가 기독교연합체인 한기총을 기반으로 새로운 독재 정치의 무대로 세력화하고 있다는 걸 확신했기 때문에 더 이상 이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 대표 회장으로서 적절하지 않다. 그래서 사실 한기총 내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한기총이 중소 교단으로 형성됐기 때문에 힘이 없다"고 토로했다.

한기총 비대위대변인 김인기 목사는 "전광훈 목사의 그 어떤 위법적인 것. 한기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강력히 말했고 그리고 비대위를 구성해서 5월 27일날 기자 회견을 통해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바로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공식 문자를 통해서 비대위 13명에 대하여 당일 해임한다고 문자를 날렸다"며 "(전 목사가) 한기총을 살벌하게 공포 정치를 하는지, 무슨 일만 있으면 문자를 통해서 자기가 예를 들어서 집회를 하거나 무슨 정치적인 행사를 할 때 함께하지 않으면 예를 들어서 임원이라든가 위원장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위협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원회의 결의를 통해서 해임을 하든지 자격 정지를 할 수가 있는데 일단 전광훈 목사는 굉장히 강압적으로 한기총 임원들이나 위원장들에게 그런 식으로 이렇게 운영을 하기 때문에 사실 내부적으로 말이 많지만 그 목소리 내는 분들이 사실 많지 않다. 만약에 어떤 계기가 되면 제가 볼 때는 거의 한 70-80% 이상은 전광훈 목사에 대해서 지금 반대를 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인기 목사는 "제가 볼 때는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회장이 된 것은 내년 총선도 다가오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한기총 회장에 출마한 것이지 그 사람이 정말 어떤 한국 교회를 위한 연합을 위해서 한기총 회장 선거에 나왔다고 저는 보지를 않는다"며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대표 회장이 되고 나서 한기총이 너무 정치적으로 극단적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굉장히 우려가 됐다"고 표명했다. 정치 활동을 하는 건 개인의 자유지만 그럴 경우에는 조직의 이름을 걸고 가는 것이 아니라 조직을 버리고 정치활동을 해야 하는데 전 목사는 오히려 한기총의 조직을 사적인 권력 구축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다.

언론도 전 목사와 한기총이 어떤 존재인지 설명하며 전 목사 발언을 문제 삼았다. 중앙일보는 백성호 문화팀 기자의 취재일기에서 "2010년까지만 해도 한기총은 소속교단 회원 수만 약 1200만명에 달했던 개신교계 대표 연합기관이었지만 2012년을 거치며 분열되기 시작했다"며 "내부 금권선거 여파와 '이단 교단'의 회원 인정 여부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격렬해 70%에 달하는 구성원이 한기총을 탈퇴해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한교연이 2017년 말 출범해 한국교회 대표 교단인 장로교와 감리교 등이 참여했지만 상근직이 소수여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틈을 타 '쪼그라든 한기총'의 전 목사가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중이다. 백 기자는 "전 목사가 노리는 건 '개신교의 정치세력화'"라며 "개신교계 내부에선 정치세력화의 위험성을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전 목사가 황교안 대표의 지지자 임을 감안하여 "'취임 100일' 이후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돌입한 황 대표에게 '전광훈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청년·여성 등 당 취약계층 공략에 돌입한 황 대표로선 전 목사 논란으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며 "황 대표의 노력들이 전 목사 논란으로 시작부터 힘이 빠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경향신문은 사설 "한기총 전광훈 목사의 괴기스러운 망발, 성직자 맞나"에서 "이쯤이면 목회자의 탈을 쓴 극우 파시스트라 해도 무방할 지경"이라며 "오죽하면 한기총 총회 대의원의 절반에 가까운 145명이 성명을 내고 전 목사의 사퇴를 촉구했을까 싶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태극기부대 등 극우세력의 준동과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한국당, 여기에 종교적 명분을 입혀주려는 전 목사 같은 일부 극우 목회자들의 선동질은 종국에 공동체를 좀먹는 재앙이 되기 십상"이라며 "조용히 물러나서 회개하고 아주 건강한 시민으로 봉사하라"는 한 개신교계 원로의 말을 전했다. 경향신문 김종목 사회부장은 "'전광훈', 그리고 개소리에 관하여"란 칼럼에서 '전광훈류'와 단절하고 싶다면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말기 법무부의 차별금지법안과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당시 야권 의원들이 낸 의원 입법안은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되거나 철회됐다"며 "'성적지향'을 포함한 차별금지법안은 2013년 2월20일 국회에서 마지막으로 발의됐다"고 설명한 데 이어 "20대 국회에서 정부 발의건 의원 발의건 한 건도 발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도 사설에서 "독일 나치 치하에서 유대인 탈출을 도우며 히틀러 반대운동을 벌이다 순교한 행동주의 신학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건 반파시즘 레지스탕스 운동을 모욕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며 '대통령 퇴진'과 '청와대 진격'에 대해 "민주적 선거로 뽑힌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교인들에게 단식기도회에 동참하라고 말하는 건 민주주의 질서에 대한 도전이다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오늘(10일) 전 목사의 시국 성명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욕되게 하지 마십시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그 동안 전광훈 목사의 비인격적, 비민주적, 비합리적 정치도발이나 본회를 향한 도를 넘는 무례에도 불구하고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우리는 오히려 또 다른 갈등이 야기되어 한국교회의 대 사회적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면서 묵묵히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전광훈 목사로 인해 한국교회 전체가 시민사회의 질시와 조롱의 대상이 되고 남남갈등을 심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 받게 된 상황에서, 더 이상의 침묵은 한국교회의 연합기관으로써의 책임을 방기하는 일이요 이웃을 사랑하는 바른 방식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히틀러’와 ‘미친 운전사’ 운운하며 정치적 집단살해를 선동, 획책하는 것을 바라만 보는 것은 전광훈 목사가 인용한 본회퍼의 예언자적 저항의 영성에도 맞지 않는 것이기에 우리의 입장을 밝히며 자기성찰적 자세로 일치를 위한 상호변혁의 길을 갈 것을 다짐합니다.

전광훈 목사는 한국교회연합운동에 대한 몰역사적 인식과 거짓된 통계를 기반으로 대중을 호도하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마치 한국교회 전체의 대표인양 자아도취에 빠진 채, 주권재민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허무는 정치도발을 일삼아왔습니다. 급기야 지난 6월 5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발표한 시국선언문에 대해 여야 4당이 비판을 하고 나섰고, 전국 언론이 전광훈 이슈를 다루므로 이제 전광훈 목사의 정치도발은 민주사회의 불편한 의제가 되고 말았습니다. 극우 이데올로기에 경도된 그의 역사 왜곡과 막말은 보편과 상식을 추구하는 시민사회의 조롱거리가 되었고, 대다수 건전한 보수 진영이 지닌 대화적 품격을 모욕하였으며, 존재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상처 입은 집단인격에 또 하나의 상처를 덧입혔습니다. 이 같은 행태는 권력정치의 집단적 광기에 몰입된 거짓 선지자의 선전선동으로 하나님 나라의 복음적 공동증언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반기독교적 행위입니다.

교회의 정치참여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의 가치에 기초해야 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924년 창립된 이후, 우리의 인간적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십자가 아래서 부활을 살아가는 예수 그리스도의 변혁적 제자공동체가 되기 위하여 복음과 함께 고난 받는 길을 걸어왔습니다, 복음의 핵심적 사회가치인 정의·평화·생명을 추구하며 한국교회의 일치와 갱신과 변혁, 한반도의 민주와 평화와 번영, 세계교회와의 복음적 에큐메니칼 연대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온 우리에게, 전광훈 목사의 반복음적, 반신학적, 반지성적 주장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는 스캔들입니다. 

교회의 복음적 정치참여는 세상의 권력정치체제를 향해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증언하기 위한 하나님의 백성공동체의 공적 사역이요, 권력정치체제의 가치를 하나님 나라의 가치로 전복시키는 예언자적 섬김의 정치입니다. 이것은 지난 70년간 분단냉전체제 아래서 우리 사회 안에 만연된 적대의식과 이로 인한 갈등을 치유하고 화해하므로 정의와 평화의 입맞춤을 이끌고 한반도에 생명의 풍성함을 이루어내는 복음적 증언행동으로 나타나야 마땅합니다. 이것은 하나님 나라의 보편적 기치 위에 사회통합을 이루어내는 정치참여로 특정 이데올로기에 기반하여 정파적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기 위한 냉전적 패권정치와는 근본이 다릅니다. 

교회가 자가당착적이요 파당적인 패권정치에 몰입할 때, 교회는 특정 권력의 그늘 아래 기생하는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게 됩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주권을 부정하고 그의 이름을 욕되게 하는 반복음적 증언이요, 사회분열을 조장하고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 걸림돌이 되는 반평화적 행위입니다.

교회의 정치참여는 상대방을 대상화하며 일방적으로 전개되는 이데올로기적 선전선동이 아니라 복음적 존재의 대화적 증언이어야 합니다. 전광훈 목사는 작금에 보여준 일련의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본인과 일부 정치집단이 지향하는 권력쟁취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망상에서 속히 깨어나기 바랍니다. 주권재민의 가치 위에 새로운 민주사회의 역사를 써가는 한국의 시민사회와 한국교회의 성숙한 그리스도인들은 권모술수와 선전선동에 호도되어 양심을 팔고 동원되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욱이 이 같은 반평화적 거짓 선전선동은 한반도에 평화의 봄을 일구어 가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저해하는 반역사적 행동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진리를 떠나 정치권력과 결탁하여 거짓과 술수로 대중을 선전선동하며 기득권을 누리려는 자들을 ‘회 칠한 무덤’,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질타하셨습니다. 복음적 공동증언은 선전선동이 아니라 소금처럼, 빛처럼, 바람처럼, 꽃의 향기처럼 존재의 증언을 통해 이루어지는 자기변혁적 행동입니다. 전광훈 목사는 십자가 아래로 낮아짐으로 성령의 빛 안에서 탐욕과 정치적 욕망의 노예가 된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고, 보배를 담은 질그릇과 같은 그리스도인의 존재를 회복하기 바랍니다. 진정으로 한국교회의 일치와 갱신과 변혁을 위하고 한반도의 민주와 평화와 번영을 위한다면, 한국교회 성도들과 시민사회에 사과하기 바랍니다.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기 바랍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내에 형성된 자성적 목소리를 지지하며 차제에 한국교회 전반과 소통하며 일치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기 바랍니다.

‘전광훈 현상’은 한국의 분단냉전 권력정치체제와 결합된 종교의 사회정치적 일탈행동입니다. 여야 정치권은 종교를 정권의 쟁취와 유지를 위하여 냉전적 파당정치에 이용하지 말고, 이분법적 프레임을 넘어서는 협치와 사회통합의 모범을 보이기 바랍니다. 생명의 안전과 주권재민의 가치와 한반도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종교의 보편적 가치로부터 배울지언정, 종교를 정치권력을 위한 대상으로 전락시킴으로 사회분열을 조장하지 않기 바랍니다. 

개별 정치인이 자신의 종교적, 이데올로기적 정체성을 종교편향과 배타주의로 표현하는 것은 신앙의 행위가 아니라, 종교와 정치가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차원을 부정하는 반사회통합적 파벌정치행위입니다. 현 정부는 평등민주주의와 평화경제를 내부적 토대로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한 사람이 열 걸음을 앞서감으로 대오를 소외시키거나 대오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열 사람이 함께 한 걸음을 걸어가는 집단지혜와 사회적 합의와 수평적 연대를 발전시키는 일에 더욱 정성을 기울여 주기 바랍니다.

“혀를 놀려 악한 말을 말고 입술을 놀려 거짓말을 말아라. 못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하여라. 평화를 이루기까지 있는 힘을 다하여라.” (시편 34편 13-14절, 공동번역)

2019년 6월 1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 홍 정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 형 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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