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희의 집중탐구 #13] 생활폐기물수집운반업 종사자,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은 득보다 실?

송진희 기자 / 기사승인 : 2019-09-23 17:25:1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 송진희 국회출입기자 (기업경제신문 정치사회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이하 생폐업) 종사원에 대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이슈에 대해 업계와 노동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사회 양극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어 오던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 7월, 3단계에 걸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후 고용부는 지난 2월 27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정부부처·지자체·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1단계 정규직 전환이 올해 1월말 현재 17.7만명이 결정됐고, 13.4만명이 전환 완료됐다"며 "이는 2020년까지 목표 20.5만명의 86.3%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고용부는 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등 처음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2단계 정규직 전환도 차질 없이 추진됐으며, 올해 1월말 현재 3,401명이 전환 결정되었고, 1,864명이 전환 완료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마지막 3단계 전환과정인 ‘민간위탁’관련 대상사업 중 한 곳인 ‘생활폐기물수집·운반업체’가 정규직 전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의 민간위탁 정규직 전환 정책에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직접고용, 과연 합리적인가?

생폐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는 약 700여 곳, 경기도에만 연천, 양평, 안성, 하남, 여주를 제외한 25개 시군에서 189개의 생폐업체가 각 지방자치단체의 일반·개별조례에 근거해 위탁관리업체로 지정·운영되고 있다.

생폐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현재 민간위탁대행 중인 생폐업 종사자의 평균근속년수가 우리나라 산업평균 근속년수인 6.4년보다 긴 7.8년이며, 평균인건비 또한 국내산업 전체 평균인건비인 40,577천 원보다 14,350천 원이 높은 54,927천 원을 지급받고 있다"며 "이미 안정된 고용과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생폐업 관련 종사자들은 이미 대다수가 정규직의 합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목적인 고용안정과 양질의 일자리 제공에도 부합되는 것이다. 

사회적 비용의 낭비도 문제점이다.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의 지난해 10월 연구보고에 따르면 공공부문 직접고용(정규직)시 1년차에만 직·간접비용 약 1조9609억 원의 추가예산이 소요되며, 5년차에는 최소 5조7307억 원의 추가예산이 소요된다. 

이중 인건비 약 5700억 원은 매년 지속적으로 소요되는 추가 예산이며, 정규직 공무원 증원에 따른 임금에서 공무원 연금과 복지수당은 제외된 최소 금액인 점을 감안할 때 정부의 막대한 예산이 추가 지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서비스경영연구소(소장 배성기)가 지난 7월 발표한  '생폐업 중장기 발전대책 보고서'에서도 생폐업의 정부 직영화 문제점은 거론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생폐업은 일정 수준의 처우를 보장받고 있고, 직영 대비 서비스 질 개선의 유리한 측면이 존재한다는 것. 이런 이유로 생폐업 정규직화는 국민의 공감대를 얻기 힘든 부분이 존재해 직영화가 타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연구소는 노동단체의 요구사항은 제도개선 및 관리강화로 대부분 해결이 가능해 직영화의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현행 생폐업에 발생되고 있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 환경부,지자체 및 대행업체의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나 직영화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한 법무법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생활폐기물의 민간위탁대행을 정부가 직고용으로 전환 할 경우, 대행업자에 대한 허가권 취소로 재산권 손해배상과 영업권 손실보상이 발생돼 해당 지자체가 엄청난 배상·보상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생폐업의 민간대행을 관리감독하고 있는 40개 지자체 폐기물 담당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74~89%의 대다수 공무원이 직고용(정규직 전환)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했으며, 오히려 민간대행 운영 시 비용절감효과가 더욱 높다는 의견이 74.4%로 집계됐다. 

노동계 집단행동 우려... '쓰레기대란' 위협도

이러한 경제적 손실보다 더욱 염려되는 것은 특정 노동조합에 가입한 일부 환경미화원들이 임금인상, 근로조건 개선 등의 다양한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다. 

이럴 경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쓰레기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 담당공무원의 인력부족, 관리감독 시스템 부실, 작업반장 및 현장 감독자의 전문성과 통제기능 상실 등이 예상되고 있다. 노조 측에서는 현장근로업무 감독기능의 분리, 관리감독 기능강화에 대해서 적극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전체 근로자의 14.5%를 차지하고 있는 60세 이상 노인일자리와 수천 명의 대행업체 관리직 직원들의 일자리 상실로 인한 실업률 급증, 예측 불가능한 지자체 예산 지출 등도 직접고용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일부 노동계에서는 환경미화원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근무시간 과다로 인한 피로도 누적 등을 주장하며, 직영미화원의 재해율이 6.9%, 민간위탁미화원 재해율이 16.8%로 크게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생폐협’은 2017년 정부 통계 자료를 근거로 전국 환경미화원의 평균 재해율이 1.667%이라며 노동계의 주장을 일축했다.

실제로 최근 서울시의 ‘유형별 재해현황 내부참고자료’에 의하면 2016년도 환경미화원 재해자 발생 수가 직영 58명(2.263%), 민간대행 54명(2.048%)이며, 2017년에도 직영 55명(2.146%), 민간대행 51명(1.934%)로 나타나 직영보다 민간대행의 재해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노동계에서는 "직영제로 전환하면 위탁대행업체에 지급하는 일반 관리비 7%와 이윤 10%를 절감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오히려 직원들의 임금인상과 처우개선이 가능해 정부가 공공부문 직접고용 정책을 빠르게 마무리해 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생폐업 관계자들은 환경부의 ‘2017년도 쓰레기 종량제 현황자료’를 근거로 들며 "추가 예산 없는 정규직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실질적인 추가예산과 자연증가분, 복지예산 지원 예산 등을 의도적으로 감춘 일부 노동계의 사실 왜곡과 기만행위를 즉각 중지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고용부를 비롯한 정부에 대해서도 ‘민간위탁업체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정책’을 전면 재검토해 줄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9월말 최종 결정을 앞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정책에 대해 생폐업과 노동계의 충돌에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기업경제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뉴스댓글 >

주요기사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