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희의 주간프리즘 #15] 촛불이 횃불, 그리고 들불로....

송진희 기자 / 기사승인 : 2019-10-01 15: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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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진희 국회출입기자 (기업경제신문 정치사회부)

뜨거웠던 8월의 열기 만큼이나 한반도를 달구었던 'NO아베' 열풍과 더불어 해방 이래 민족의 숙원이었던 친일파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회가 왔던 찰나, 누군가의 지능적인 시나리오인지 알 수 없으나 난데없이 시작된 이른바 조국대전으로 그토록 열망하던 친일청산의 꿈이 좌절되고 말았다.

검찰의 일련의 수사과정과 언론플레이, 야당의 주장들을 지켜보자니 한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위망월이견지(爲忘月而見指)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느라 달을보지 못하다', 축록이불견산 확금이불견인 (逐鹿而不見山 攫金而不見人) ‘사슴을 쫒느라 산을 보지 못하고, 금을 쥐느라 사람을 보지 못한다’ 라는 말이다.  사건 혹은 사실을 보느라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혹은 본질을 숨기기 위해 다른 사실에 시선을 흩어놓는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고사성어다.

수구 언론은 일찌기 권력과 결탁하여 국민의 눈을 가리는 일을 서슴지 않고 자행해 왔으며, 최근 유튜브나 SNS상에는 가짜뉴스, 허위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특히, 기술의 발전으로 ‘악마의 편집’이라는 수식을 넘어선 악의적인 영상 조작이나 이미지 조작은 물론, 음성 조작의 수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정교하다. 이렇듯 진실을 가리기 위해 온갖 방식으로 조작되고 꾸며 보도되는 ‘팩트체크’라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진실’이라고 판단하고 믿을 수 있는 사실은 무엇일까, 과연 '진실'이라는 게 존재는 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일까. 진실은 참되고 거짓이 없으며, 은폐나 왜곡, 착오를 모두 배제했을 때 밝혀지는 바를 의미한다. 사실은 진실의 한 부분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으나, 사실의 검증 내용과 해석에 따라 진실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언론에서 쏟아내고 있는 '팩트'들은 진실을 파악하는 부분이 될 수는 있으나 팩트 자체가 '진실'이 될 수은 없다는 의미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수사와 관련하여 검찰과 언론은 이전의 관행대로 짜고 치는 수준의 언론 플레이를 여과 없이 보여주었고, 팩트 체크라는 이름으로 너무 많은, 조작된 사실들로 인해 국민들로 하여금 진실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혼란을 가중시키는 방식으로 '위망월이견지'를 충실히 수행했다.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시간 끌기로 버티려는 검찰을 보다 못한 청와대의 견제와 200만 국민의 촛불에도 검찰과 보수언론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싶어하는 눈치다. 민심이 곧 천심이며, 진실임을 부정하고 싶은듯...  무소불의의 검찰은 그 달콤한 권력을 놓고 싶지 않을 것이며, 그 권력의 그늘에 서서 언론과 보수 야당이 얻어왔던 편의와 혜택은 끊기 어려운 연결고리 일 것이기 때문이다.

2019년 9월 28일 대검찰청 앞에서의 시위는 어떤 이들에게는 시끄럽고 귀찮은 한낱 소동에 불과했을 것이다. 특히 그 주변에서 거주하는 몇몇 사람들에게는. 그러나 그곳에 모인 200만 가까이 되는 민중 한 사람 한 사람은 그 옛날 탐관오리의 횡포에 분노하여 민란을 일으켰던 절절한 개혁의 꿈에 맞먹는 마음으로 텅빈 편의점과 화장실을 내어주지 않는 교회의 야박함을 딛고 서 있었다. 그럼에도 한민족만이 가진 유머와 해학은 곳곳에서 빛을 내며 힘을 보탰고, 주최측의 예상을 수십 배 뛰어넘어 모인 군중이 인산인해를 이루어 무대의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 지 알 수 없었음에도 같은 뜻으로 모인 동지들이었기에 서로에게 기대고 힘이 되어주며 서초의 밤을 불태웠다.

이쯤 되면 검찰을 비롯한 수구 언론과 보수 야당은 민심이 요구하는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차렸어야 하며, 이를 외면해서도 안된다. 더 이상은 이들이 짜고 치는 판에 농락당하는 국민이 아닐 뿐더러, 이를 외면하면 200만이 아니라 2000만의 촛불이 각 도시의 법원과 검찰 앞에 밝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흉내만 내는 개혁이 아니라 진정 국민을 위한 제도, 구조의 개혁, 인사의 개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바로 서는 길이며, 바로 선 대한민국이 국제 무대에서 힘을 발휘 할 수 있는 길임을 개혁 주체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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