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희의 집중탐구 #5] 환경부의 폐기물 불법처리 근절 방안

송진희 기자 / 기사승인 : 2019-05-30 15: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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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태료→형사처벌’ 상향…처리기준 위반시 징역형

 

인천 서구 A업체는 폐기물 인계·인수 내역을 입력하지 않고 톤(t)당 11만원에 폐기물 처리를 수탁했다. 이후 8500t의 폐기물을 재활용 원료라고 주장하며 임대부지 내 불법 야적함으로써 9억원가량 부당이익을 취했다. 인천 서구청은 A업체에 폐기물 처리 조치명령 처분을 내렸으나 위탁자를 특정 짓기가 어려워 위탁자를 대상으로는 조치명령 처분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경북 의성군 B업체는 지난 2014년부터 허용보관량을 초과한 폐기물을 사업장 내 보관하다 관할관청인 의성군으로부터 폐기물 처리 조치명령 및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B업체는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집행정지 기간 동안 폐기물을 계속 반입해 허용보관량의 80배가 넘는 약 17만t의 폐기물을 방치 중이다. 뿐만 아니라 이 기간동안 B업체는 3차례에 걸쳐 대표자를 변경하여 권리, 의무를 승계하였으며, 의성군은 조치명령 불이행을 인지하면서도 행정 대집행 절차에 착수하지 않고 있다.


최근 고의 부도와 권리·의무 승계를 통해 폐기물 처리 책임을 회피하는 등 신종 불법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행정처분의 실효성이 낮아지자, 정부와 여당이 불법 폐기물을 근절할 제도 개선에 나섰다. 불법 폐기물로 취득한 부당이득 액수의 최소 2배에서 최대 5배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고 폐기물 처리 기준을 위반하면 징역형 처벌을 받는 등 강력한 단속대책들이 포함된다. 처리 책임자에게 조치명령을 내리기 전이라도 행정대집행을 실시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불법폐기물을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행정대집행 간소화’ 방안도 검토한다.

 

환경부는 28일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폐기물 불법 처리 근절’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불법폐기물 발생 자체의 사전 예방과 이미 발생한 불법폐기물에 대한 신속한 사후 조치 등 2가지 측면에서 개선사항을 집중적으로 모색했는데, 이날 토론회에서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현재 정부가 마련 중인 폐기물 관련 제도 개선안의 주요내용을 공개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불법행위로 인한 부당이득액 환수가 추진된다. 불법 폐기물 처리 책임자를 대상으로 폐기물을 부적정 처리함으로써 얻게 된 이익의 2~5배와 원상회복 소요비용을 과징금으로 부과한다. 먼지·황산화물(SOx)·질소산화물(NOx) 등 특정오염물질 불법배출 이익의 2~10배에 달하는 금액과 정화 비용을 과징금으로 부과·징수하는 환경범죄 단속법 입법 사례를 참조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행정질서벌 형태인 과태료로 규정된 불법행위 중 일부(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기준을 위반한 경우등)를 징역 또는 벌금형으로 처벌기준을 형벌로 상향하는 안이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오길종 녹색순환연구소장은 “폐기물 부적정 처리자가 얻게 되는 기대이익에 비해 처벌 수위가 낮아 현행 법률의 범죄 억제력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불법 폐기물 책임자 범위를 배출·운반·최종처분까지 확대해 일련의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된 자까지 불법폐기물의 처리 책임을 부여하는 방법이 고려된다. 운반자 주의의무를 강화해 고의 또는 중과실로 불법 폐기물을 운반했을 경우 운반자에 대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형사처벌 근거를 마련한다.

이와 함께 권리·의무 승계에 대한 사전 허가제가 도입된다. 양수인 혹은 인수자(양도·경매 등), 존속 법인(합병 등)은 사전에 허가를 받도록 했다. 종전 명의자의 법률상 책임 역시 규정된다. 권리·의무 승계에 따라 종전 명의자의 허가 등은 실효되나 법령 위반에 따른 법적 책임은 소멸되지 않음을 명시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양도·양수, 합병·분할, 경매 등으로 권리·의무가 승계되면 불법 처리업체 종전 명의자에 책임을 물을 법적근거가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행정처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반입금지 명령’을 신설한다. 허용 보관량의 일정 배수를 초과할 경우에는 반입금지 처분을 하도록 명확히 규정해 불법 상태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이영기 정책관은 “보관량 초과 등의 이유로 내린 영업정지·처리명령 등 행정처분이 행정소송과 가처분(집행정지) 신청에 의해 무력화되고 있다”며 “법원에서 집행정지가 대부분 인용돼 폐기물이 계속 반입·야적되면서 불법 폐기물이 폭증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법규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이채은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영업정지 보다 권리침해가 적고 처분의 법률적 요건이 명확해 법원에서 집행정지 인용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업정지·반입금지 등 행정처분을 할 경우엔 ‘폐기물 적정처리 센터’ 통보를 의무화한다. 환경부는 한국환경공단을 센터로 지정할 예정이다. 센터는 배출자·폐기물처리업자 등이 확인을 요청하면 불법 처리업체 정보를 제공한다.

환경부 박천규 차관은 “관련부처 책임자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앞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환경부는 폐기물과 관련해 매일 상황 보고와 점검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요와 공급, 모든 측면을 고려해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고 더불어 공공성을 강화해 적절한 균형을 찾는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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