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희의 커피이야기 #9] 커피에서 '산미'란 무엇일까? (하)

송진희 기자 / 기사승인 : 2019-07-07 12: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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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가장 선호되는 커피 맛의 트랜드, 산미에 대해 알아보는 두번째 이야기. 지난 기사에서는 산미가 무엇인지, 어떠한 요소들로 커피의 산미가 만들어지는지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커피의 산미를 취향에 맞게 추출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다.

우선 커피의 산미는 원산지와 품종에 따라 다르다. 그러므로 산미를 피하고 싶다면 산성이 적은 원두를 선택해야 한다. 어떤 식으로 로스팅(roasting)을 하고 브루잉(brewing)을 하든 원두마다 함유하고 있는 산의 종류와 양이 다르기 때문에 기호에 맞는 산을 함유한 원두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커피의 원산지, 가공 방법, 기후 등과 같은 요소에 의해 원두의 산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토양의 특성에 따라 커피의 산미가 달라지는데, 예를 들어 케냐 커피에는 말리산이 많고, 콜롬비아 커피에는 구연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그래서 케냐의 커피는 사과에 가까운 맛이, 콜롬비아 커피에서는 감귤에 가까운 맛이 나는 것이다.

 

토양 뿐 아니라 커피의 품종도 산성을 파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아라비카 종들은 산성을 중화시키는 염화칼슘을 작게 보유하기 때문에 로부스타보다 강한 신맛을 낸다. 케냐의 SL-28과 같은 특정 품종은 독특하고 멋진 산미를 지닌다.

 

커피의 재배환경도 산미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인데, 보통 선호도가 높은 커피는 고도가 높은 곳에서 재배된다. 커피가 잘 자라는 적도 부근의 커피벨트의 기온은 높지만, 그 지역에서도 낮은 온도에서 재배되는 커피가 더 느리게 숙성되어 더욱 풍부한 맛을 내기 때문에 재배 고도가 중시된다. 

우리는 흔히 커피 콩(coffee bean)이라 부르는 관용어는 실제로는 커피 체리의 씨앗인데, 체리 과육을 제거하는 방법에 따라 커피맛 역시 달라진다. 습식 가공과정은 과육을 물에 불려 씻어 내는 과정으로,독특한 신맛과 복합적인 과일향을 지니는 반면 건식 가공과정을 통한 커피는 고유의 단맛이 강화된다.

로스팅이나 브루잉 과정에서는 커피가 본래 가지지 않은 향미를 표현할 수는 없지만, 본래 성분에서 산미를 강조하거나 가릴 수는 있다.

라이트 로스트는 커피의 자연적인 향미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단계이며, 로스트 단계가 올라갈수록 맛이 거칠거나 쓴 맛으로 숨겨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커피를 평가하는 큐그레이더(Q-Grader)들은 '쓴맛이 나지 않으면서도 로스팅 단계를 올리는 것은 예술의 경지'라고 말한다. 로스팅 시간 및 열과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것이 로스팅의 포인트다.


높은 고도에서 자란 좋은 산미를 지닌 원두를 산미가 최대한 살도록 로스팅 했어도 추출을 잘못하면 평범한 커피가 될 수 있다. 맛있는 커피를 완성하는 것은 커피가 물을 만나는 순간이다. 추출의 정도에 따라 커피의 다른 맛과 향이 퍼진다. 과일의 향미를 지닌 산이 가장 먼저 추출되며 이후 달콤한 맛과 밸런스가 맞는 성분들이 추출되고, 마지막으로 쓴맛이 추출된다. 추출 시간이 부족하면 균형을 잡아주는 성분이 적게 추출되기 때문에 신맛이 강해지며, 과다하게 추출되면 쓴맛의 성분에 압도되어 단맛과 신맛이 약해진다.

그라인딩(grinding) 된 커피 입자의 크기에 따라 추출 속도도 달라지고 이에 따라 커피의 풍미 또한 달라진다. 커피 입자가 미세할수록, 물이 뜨거울수록 쓴 맛이 강하게 추출되며 온도가 너무 낮으면 산미가 추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커피의 산미는 이처럼 다양한 품종, 가공 방법, 원산지와 재배 환경 등 다양한 요소들로 영향을 받아 다른 느낌의 산미를 제공한다. 어짜피 매일 마시는 것이라면, 다양한 커피를 맛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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