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정근 민주당 서초갑 지역위원장 "기다리는 정치가 아닌, 다가가는 정치가 필요하다"

최진우 기자 / 기사승인 : 2019-06-10 11: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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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근 민주당 서초갑 지역위원장

 

"정치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젊은층의 정치 참여가 확산되는 것은 이러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정치는 유기체이기에 유권자들만 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의 생각이 변하고, 그에 따른 전략이 변하고, 행동이 변해야 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당 역시 현대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치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나 역시 그 일환으로 최근 새로운 기획을 선보였다. 아직은 시험단계이지만 이 플랫폼이 정착되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믿는다"


지난 5일 이정근 서초갑 지역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인터뷰 내내 3번의 선거 경험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멋모르고 시작한 첫 선거의 패배에 아프기도 전, 그는 지역의 진보를 바라보는 무의미한 시선에 노출되어 놀라기부터 해야했다. 순진하게도 진보와 서초를 이어주는 대변인이 되고자 했던 그의 인식이 변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의 인식이 변하고, 전략이 변하고, 행동이 변하니 상황이 변했다. 현재 서초는 계속해서 변화중이다. 그 변화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그의 신념 등등에 대해 대화를 나눠봤다.


Q. 이력을 보니 방송작가 출신이더라, 정치를 처음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97년도 방송작가를 하다가 김대중 캠프에 연설 보조로 들어갔다. 거기서 상대후보였던 이회창에게 군대를 갔다오지 않은 약점이 있었다. 어떤 포인트로 공격을 해야할까를 고민하다가, 신문에 군대관련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기자와 방송작를 했던 감으로 사망자 어머니를 찾아가 대통령 후보 지지연설을 해달라고 설득했다. '군대를 갔다오지 않은 대통령이 아들 잃은 어머니의 참담한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라는 요지의 연설을 했다. 반응이 좋았다. 노무현 캠프 때도 활동했다. 그렇지만 크게 정치에 뜻이 있지는 않았다.

 

그러다 문재인을 만났다. 문재인이라는 사람 자체에 반했다. 앞 선 두 번의 캠프가 봉사자의 입장에서 활동했다면, 문재인 캠프는 주체적으로 활동했다"


Q. 앞 선 두 캠프와 다르게 능동적으로 활동했다? 어떤 점이 달랐나.

 

"캠프에서는 시민캠프를 맡았었다. 당시, 당내 경선이 워낙 치열하기도 했고, 문재인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지지가 그렇게 강력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거의 시민들이 주도적인 캠프를 꾸렸다고 해서 시민캠프였다. 또 민주당끼리는 따로 민주캠프가 있었다. 이렇게 캠프가 다원화돼서 운영이 됐었는데 나는 시민캠프 쪽이었다.

 

그때 나는 여성가족을 총괄하는 쪽의 대표였다. 임산부와의 만남이라는 타우너 미팅을 기획했다. 미래의 아이들과 미래의 대통령이 만난다는 기획이었다. 그래서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들과 대통령 후보가 만나 앞으로의 출산정책이라던가, 유아정책 등을 이야기 했었다.

상근하며 주로 이런 활동들을 했었다. 이 경험이 출마를 하는데 계기가 됐다"


Q. 서초에서는 어떻게 출마를 하게 됐나?

 

"16년에, 민주당이 낙선을 해서 힘들었는데, 그때 서초갑 선거에 상대당에서 여성후보가 나왔고, '중도적인 이미지의 여성 후보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서 전략공천으로 추천을 받았다.

 

그때 나는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12년 때 당의 상징색인 노란색 머플러를 하고 '투표합시다'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몇몇 분들이 와서 귓속말로 '저도 그쪽을 지지해요' 혹은 '저도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해요' 하고 가서 당황했었다. 서초구는 왜 민주당에 대한 선호를 왜 표현하지 못하는지 의문을 느꼈다. 여기서 장사같은 것을 하려면 내가 진보쪽이라도  박근혜나 이명박에 대한 지지를 내보여야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나는 정말 당황했다. 서초에서는 민주당이 홍길동인가 싶었다.

 

이에 출마를 하게 된 후, 순진한 생각으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말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게 하자',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다고 말 할 수 있게 하자' 또는 '내가 그 대변인이 되자', '그 창구가 되자' 라는 생각이었다. 그때는 순진했던 것 같다. 깃발을 들고 누군가 주도적으로 나가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보니 이렇게 됐던 것이 아닌가 싶어서 내가 그 역할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젊은 나이도 아니고, 엄청난 장기 플랜을 세울 수도 없었다. 준비기간이 불과 25일밖에 안됐었다.
 
이혜훈 후보가 57%였다. 이 때 진보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됐다. 그래서 내가 28%, 국민의당이 14%였다. 솔직히 이기려는 선거가 아니라,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았다"


Q. 작년 지방선거 중 서울에서 유일하게 진보가 당선되지 않은 지역구가 서초인데...

 

"분명히 내가 떨어진 것이 맞다. 나는 계속해서 공격하는 입장이다. 내가 28%, 문재인 대통령 때 32%, 그리고 다시 내가 41%정도였다.

 

나는 이것이 점차적으로 우리가 성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16년부터 떠나지 않으며 이 지역에 계속 물 주고, 돌을 걸러내고 관리한 것이 지금은 민주주의 지평을 열고 있다고 본다. 빛을 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결과적으로는 떨어졌지만, 지지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즉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선거였다고 본다. 이 지역이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러나 욕을 많이 먹었다.(웃음) 살면서 먹을 수 있는 욕은 다 먹은 것 같다"


Q. 이미 고착화돼있는 이념이 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처음 지역위원장을 받고 구 행사에 갔다. 그때 당시 박근혜 정부였다. 구청장도 여당이었다. 나를 어떻게 소개할 지를 모르더라. 그래서 왜 모르냐 묻자 관례가 없었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소개한 적이 없다더라. 그래서 소개해달라 계속해서 요구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요즘은 소개도 하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여기는 집권여당이 아닌 야당을 먼저 소개한다. 이 지역이 그렇다.

 

그래도 이 정도까지 된 것은, 내가 열심히 참여하고, 싸우기도 하고, 봉사도 하는 등의 결과다"


Q. 그래도 젊은층은 진보적인 성향이 많지 않은가.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재건축 조합같은 데 가보면 부모님한테 들은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도 있다. 이념을 세습하는 것이 반드시 나쁘다고는 분명 볼 수 없다. 그러나 사람이 건강하려면, 봄,여름,가을,겨울을 보내며 우리 몸이 수축과 팽창이 반복하며 강해져야되는데, 한 쪽으로만 수축 혹은 팽창이 지속되면 결국 몸이 망가지고 만다. 나는 한 이념만을 경험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이념의 세습이 꽤 많고 따라서 젊은 층들도 보수가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초라는 지역이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위치적으로나 상징적인 만큼 변화를 꼭 가져와야 된다고 생각한다. 16년부터 짧은 기간에 지속적으로 3번의 선거를 치루면서 나는 서초의 가능성을 봤다"


Q. 인터뷰 전에도 봉사활동을 갔다오는 등 굉장히 바쁘게 지내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서초 지역위원장을 하며 그 밖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고싶다.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청년층에 정치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몇 명 되지는 않지만 청년들을 위해 현수막을 걸고, 청년들에게 접근하기 좋게 플랫폼을 만들었다. 자기의 목소리, 불만, 의견 등을 올리고 서로 소통하게끔 하는 것이다. 서로 얘기하며 개선도 하고 한다. 바로바로 의견을 주고 받는 것이다. 청년들은 sns에 익숙하다. 그래서 면대면 커뮤니케이션보다는 sns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이름은 '다찍GoUp'이다. 다 오고. 일단 모여야 된다. 다 보고, 약속잡는 것이다. 그래서 '다 보고, 다 오고, 다 찍고 해서 서초의 민주주의 꽃을 Up 시키자'이다.

 

이는 당 현대화 사업 일환으로 시작했고, 지난 일요일에 런칭해서 5개 정도 의견이 나와있다. 안정화가 되고 하면 일반인에게 오픈할 것이다. 지금은 당원들이 시범적으로 하고 있다. 더 가다듬어지고 하면 중앙당, 서울시, 정부, 벤처 등으로 확장시킬것이다.

 

이 플랫폼에 딱히 더불어민주당 플랫폼이라 이름 붙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당색과 상관없이 젊은이들이 쉽게 접근해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끔 해서 정치문화를 한 번 형성해보자가 목표이다. 청년들을 선거를 하게끔 하기 위한 전략이다"


Q. 기획이 굉장히 트렌디하다. 또 소개하고 싶은 기획들이 있는가.

 

"하나 얘기하자면, 16년에 지역위원장 되고 파라솔 당사를 창안했다. 완전 내가 기획한 것은 아니다. 골목당사라고 다른 분이 한 것을 내가 좀 변형해서 가져왔다. 골목이 서초랑은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파라솔로 고혔다. 파라솔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쉬어가기 좋다. 그래서 찾아가는 당사를 포맷으로 걸었다. 이 기획을 당에서 좋게봐서 전국적으로 확대시켰다.

 

또 문재인 선거 때, 팝스탠드를 만들어서 포토타임을 갖게끔 했다. 한강에 나갔을 때 사람들이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이것도 당에서 전국위원회로 확장시켰다.

 

기다리는 정치가 아닌, 다가가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 결국은 맞았다"


Q. 지역 얘기를 해보고 싶다. 서초 현안 중 개선이 필요한 문제들에 대해.

 

"서초에는 오래 묵혀 둔 숙원사업들이 몇 개있다. 대개 SOC(국가기관사업) 사업들이라 실질적으로 후순위로 밀려있다. 이를 선거에 이용하는 후보들이 많다. 왜냐면 이권과 관련돼 마음을 공략하기에 좋기때문이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미 재역균형개발을 위해 강남권 개발을 늦추는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다. 사실상 실현되기는 힘들다. 이상적으로 집권 여당의 의원, 시장, 장관, 정부가 긴밀히 협조를 한다는 전제 하에, 후순위에서 우선순위로 끌어올려 겨우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서초는 개발에 관심이 많은 동네이다보니, 재산권과 관련된 사항들이 아무래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주민의 재산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징치인들이 본인의 재산권을 지키듯 주민들의 재산권도 지키는 데에 전념해야하고, 이건 분명히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Q. 끝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는가.


"정치공학이라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주로 '유권자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되지는 않는 형식적인 것을 정치인들의 이익을 위해 행하는 행위'라는 의미로 쓰인다. 선거에서 더는 이 정치공학이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까도 말했듯이 주민들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한다.

 

서초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다. 아직은 보수가 강세지만, 느리지만 진보 쪽으로 부호가 바뀌고 있다고 본다. 득표율이 그것을 뒷받침해준다. 이 과정을 좀 더 가속화시키고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아침부터 봉사활동을 갔다 온 이유도 그것이다. 누군가의 생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일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고 본다. 분명 이런 작은 행동들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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